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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개막전이 다가왔고,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붉은 물결로 가득 찼습니다.
오후 2시, 따사로운 햇살 아래 치킨 냄새와 함성 소리가 섞이기 시작할 때, 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기 시작 전부터 들려온 김도영 선수의 부상 소식… 마치 응원가가 꺼진 듯 팬들의 마음도 순간 멈췄죠. 하지만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처럼, 이 경기는 끝까지 봐야 했습니다.
⚾ “네일~!” 외치게 만든 외국인 에이스의 침착한 투구
기아의 새 외인 제임스 네일. 마운드에 올라선 그의 첫 구질부터 달랐습니다. 포수 미트에 ‘탁’ 하고 꽂히는 공 소리에 관중석이 술렁였고, 1회부터 빠른 템포로 타자들을 요리해나갔죠.
총 66개의 공, 단 2피안타. 경기장에선 “한 이닝만 더!”라는 아쉬움 섞인 외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6회 시작과 동시에 교체. 곽도규가 마운드에 오르자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깔끔하게 첫 타자를 잡아냈을 땐 박수가 터졌지만, 이후 안타와 볼넷. 광주구장의 분위기는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결국 불펜이 흔들렸고, 점수는 역전.
🎯 그 순간, 최지민이 등장했다
“이 분위기, 끝장날 수 있다.” 모두가 그렇게 느낄 때, 최지민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지난 시즌 무너졌던 기억이 스치며, 기대 반 걱정 반. 그런데 첫 타자를 헛스윙 삼진! 이어서 두 번째 타자도 삼진! 광주야구장은 순식간에 함성 폭발. 옆자리 아저씨는 “최지민 살아났다!!”며 펄쩍 뛰셨고, 저도 눈물이 핑 돌았어요.
다음 이닝까지 깔끔하게 막아낸 최지민 덕분에 경기 흐름이 다시 기아 쪽으로 넘어왔습니다.
🔥 8회, 광주야구장이 뒤집어졌다
8회, 최원준의 출루와 박찬호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나성범이 타석에 들어서자, 전광판엔 '믿는다 나성범!'이 떴고, ‘가자!!’라는 외침 속에 동점타!
그리고 최형우가 타석에 등장했을 때, 모든 시선이 그를 향했습니다. 기아의 살아있는 전설, 그가 방망이를 휘두르자 공은 외야를 갈랐고, 역전타! 이어지는 김선빈의 적시타, 그리고 마지막 결정타는 한준수의 스리런!
그 순간, 3루 응원단은 거의 콘서트장이었고, 저는 옆사람과 하이파이브를 몇 번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야구지!", "기아는 언제나 마지막에 웃는다!"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어요.
📝 그날 광주에서 본 기아의 희망들
- 제임스 네일: 침착하고 효율적인 피칭, 이 선수 진짜입니다.
- 최지민: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시즌 내내 믿어볼 만한 불펜.
- 한준수: 홈런으로 경기 마무리, 인상 깊었습니다.
- 나성범·김선빈·최형우: 베테랑은 클래스가 다릅니다.
- 박재현: 루키지만 주루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물론, 김도영 선수의 공백은 큽니다. 햄스트링 부상이 길어질 경우 윤도현이나 변우혁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의리까지,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입니다.